프로모션의 천국, 미국

        미국은 광고 뿐 아니라 프로모션의 천국이기도 하다. 광고의 무릉도원, 프로모션의 에덴동산! 어느 시인의 풍자적 어법을 빌린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으리라. 이제 누구도 광고와 프로모션의 유혹으로부터 초연할 수 없다. 도대체 사람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으니까...
 

        이를테면 판매의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추수감사절 다음날 오전이나 크리스마스 다음 날엔 어김없이 대규모 세일을 한다. 이름하여 Early Bird 세일.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새도 일찍 일어나야 벌레를 잡는다)이라는 속담을 빗댄 것이다. 세일 광고내용도 자극적이다. 아직 잠이 덜 깬 남편과 아이들을 침대 째 끌고 와서 세일 품목을 사려고 아우성치는 아줌마들의 인파, 아니면 느긋하게 늦잠 자고 일어났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들 실속 차린 것을 보고 황당해 하는 게으름뱅이의 망연자실한 표정 등… 그 광고를 보고도 세일을 외면한다면 벌레 한 마리 못 잡을, 새만도 못한 인간 취급을 당할 것만 같다.
 

        평소에도 치고 빠지는 가격할인 프로모션을 적절히 구사해 단기적인 판촉을 도모한다. 하나를 사면 하나는 공짜로 더 주는’Buy One, Get One’이 시도 때도 없이 실시되기 때문에 멍청히 있다가는 똑같은 상품을 2배나 비싸게 주고 살 수 있다.

 “아니! 신성한 학교에까지…”

        개학하면 초등학교 학생들한테까지 쿠폰 북을 들려서 집으로 보낸다. 보통 한 학생 당 3권까지 소화해야 한다. 자기 집에서 최소한 한 권 사고 나머지는 이웃에 팔아야 한다. 물론 그 쿠폰 북 값은 학교로 돌려 보내야 한다. 학교에서는 쿠폰 북을 판 수익금으로 학교재정의 일부를 충당한다고 한다. 쿠폰 북 뿐 아니라 캔디도 팔라고 보내온다. 많이 판 학생에게는 부상으로 푸짐한 상품도 준다. 1등인 경우는 그 상품이 상당한 수준이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린 미국학생이 캔디나 쿠폰 복을 사라고 와서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세일즈맨 십 교육을 시키는 모양이다.
 

        초등학교에서 6주 동안 결석을 안하면 무료 쿠폰을 받아온다. 주로 맥도날드나 피자헛 같은 패스트 풋 체인점에서 제공하는 쿠폰이다. 그리고 그 쿠폰에는 자신들이 학교 교육을 위해 이러저러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홍보성 문구가 적혀 있다. 문제는 그 쿠폰이 제공하는 무료의 범위이다. 피자헛은 피자 한 조각, 맥도날드는 아이스크림이나 프렌치 프라이만 준다. 그야말로 반찬만 제공되는 식당 이용권과 같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이와 함께 패스트 풋점에 가서, 그 쿠폰만 달랑 쓰고 나올 수 있는 비정한 부모는 흔치 않다.
 

         더 놀라운 것이 있다.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학부모와 담임선생이 1: 1로 만나는 프로그램이 있다. 어느 하루 날 잡아서 한 학부모 당 20분 정도씩 만나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만남이 학교에서 이루어 지지 않는다. 그 동네 맥도날드 가게에서 만난다. 미리 시간 약속을 하지만 학부모들은 대부분 조금 일찍 간다. 또 그 중에는 앞 사람이 조금 늦게까지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어 보통은 아이들과 맥도날드 가게에서 기다린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뭔가를 사줄 수 밖에 없다. 그 맥도날드 가게의 벽에는 감사패가 떡 하니 걸려있다. 그 가게가 그 지역 학교와 일종의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둥, 그리고 학교를 위해 후원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둥, 뭐 그런 내용이다. 과연 그 곳에는 아이들 놀이터도 있다. 놀랍지 않은가? 지역사회의 학교 교육을 위해 지원한다는 생색은 생색대로 내면서 실속은 고스란히 챙기는 그 전략이…
 

        미국에서 프로모션 활동이 광고와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활발하게 된 이론적 배경은 이른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IMC) 전략이다. IMC의 대표주자인 돈 슐츠(Don E. Schultz)에 따르면 전통적 의미의(혹은 좁은 의미의) 광고로는 소비자에게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우선 광고 자체가 너무 많아서 클러터(clutter) 현상이 심해졌다. 또 소비자들도 광고에 닳고 닳아졌다. 지난 50년간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광고가 상품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품에 대한 정보원은 무수히 많아졌다. 수많은 소비자 단체와 매체는 상품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를 엄청나게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는 (광고 전문가와 달리) 광고를 좁은 의미로 해석하지 않는다. 신문 광고나 방송광고, 한 장의 DM, 이벤트, 스폰서십, 간판, 상품에 대한 기사 등을 정보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것을 다 광고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어떤 상표를 촉진하기 위한 모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다 광고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광고 마켓터는 소비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모든 상표접촉(brand contact)을 관리해야 한다. 광고 뿐 아니라, 상점의 간판, 포장지, 캐릭터, 그 상품에 대한 사용경험, 친구의 평가, 직원에 대한 기억, 그 회사와 관련된 스타의 이미지, 신문기사, 심지어 거리의 쓰레기 등에서 그 브랜드와 접촉한다. 광고관리는 따라서 이제 상표접촉에 대한 관리가 되어야 한다. 모든 가능한 매체나 모든 가능한 프로모션 수단을 동원하여 고객에게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서 원하는 결과를 산출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늘 정확하게 수치로 측정가능해야 한다. 이것이 돈 슐츠가 말하는 IMC 전략이다. 이제 광고와 프로모션과 PR이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서로 겹쳐지고 있다.
 

그러면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라고 하는 맥도날드의 프로모션 활동을 정리해 봄으로써 미국기업의 프로모션 전략을 살펴보기로 하자.
 

벌레들의 햄버거 잔치

        지난 11월 추수감사절 시즌에 개봉된 디즈니의 만화영화  ‘A Bug’s Life’ 는 맥도날드의 해피밀 프로모션의 핵심적인 지렛대로 활용되고 있다. 만화영화가 개봉되는 극장에 일제히 맥도날드 광고가 선보였고, 거기에 나오는 주요 캐릭터들이나 장난감 시계 등이 맥도날드 가게에서 어린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맥도날드 광고에서도 그 만화영화의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고 맥도날드 가게의 많은 POP물에 벌레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야말로 벌레들이 햄버거 잔치를 벌이고 있는 느낌이다.
 

        “강력한 마케팅 파워를 가진 파트너와 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우리가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누가 디즈니보다 어린이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겠는가?”
 

        맥도날드 측은 이렇게 말하면서 기왕에 했던 통상적인 해피밀 장난감 프로모션 이상으로 디즈니와의 전략적 제휴를 더욱 공공히 해나갈 뜻을 밝히고 있다. 우선 맥도날드는 디즈니와 연계하여 여러가지 콘테스트 등을 벌이고 있다. 또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영화 속에는 맥도날드 간판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띠고 있다. 그뿐 아니라 디즈니의 주제공원(Theme Park) 내에 맥도날드가 새로운 전시관을 스폰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디즈니사가 맥도날드하고만 연계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맥도날드도 디즈니 말고도 다른 초일류 기업들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그전에는 주로 청량회사와 손잡았지만 현재는 그 마케팅 파트너를 상당히 다변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컴퓨터 하드웨어 회사인 컴팩과 통신회사인 AT&T 등과 연계하여 ‘컴퓨터와 친해지기(Getting Comfortable With Comput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취학 전 아동을 가진 젊은 부모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시키고 있다. 또 근래 들어 맥도날드에서 Drive-Thru(자동차를 탄 채 음식을 주문하는 식당) 시스템을 많이 선보이면서, 자동차 회사인 GM과 연계해서는 안전운전에 관한 공익적 프로모션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가게 밖에서도 고객들과 친밀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을 따름이다.”
        기본적으로 가게 안에서만 고객과 접촉하는 서비스 업체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맥도날드 측의 의지를 드러낸 말이다.
 

맥도날드가 올림픽대회에 으름장을 놓을 수 있는 까닭

        스포츠에 대한 맥도날드의 관심도 각별하다. 그것은 코카콜라같은 청량음료회사나 스넥류의 제과회사가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같다. 경기장에서 관람하든, 집 안에서 TV를 통해 시청을 하든, 미국인들은 경기에 열광하면 할수록 끊임없이 입 주전부리를 해야 한다. 먹고, 마시고, 씹고, 환호하고, 다시 먹고…그래서 미국인들이 광적으로 열광하는 슈퍼볼 개막전에 미국 주요 브랜드들의 광고 캠페인들이 일제히 새로 선보이며 즉각적인 판매 촉진을 노리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 마케팅 격전지이기도 하다. 맥도날드는 지난 68년 프랑스 올림픽 때 미국 선수들이 햄버거에 대한 향수를 못 참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들에게 직접 비행기로 햄버거를 공수하면서 올림픽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는 것이 맥도날드의 주장이다. 지난 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 때도 맥도날드는 올림픽 공식 레스토랑으로 톡톡히 한 몫을 했다.
 

        올림픽과 쌍벽을 이루는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도 맥도날드가 놓칠 리 없다. 물론, 월드컵 경기에는 맥도날드 말고도 많은 대형 후원업체가 있다. 하지만 ‘캠페인(Campaign)’지에 따르면 작년 98 프랑스 월드컵 때 가장 성공적인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펼친 곳은 맥도날드이다. 수많은 월드컵 관련 광고 중 맥도날드의 광고가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호응을 받았고, 맥도날드가 후원업체로서의 인지율 25%를 기록함으로써 공식 후원업체들 중에서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축구와 연관성이 강한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 그리고 코카콜라 같은 슈퍼파워 브랜드 등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이다.
 

        이런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 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프로농구대회(NBA)에서도 맥도날드는 공식 레스토랑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 지난 1991년부터 NBA의 공식 후원업체로서 미국인들에게 사회 친화적 이미지를 제고해 왔을 뿐 아니라, 그것을 직접적인 판촉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맥도날드 가게 내에 카드를 비치하여 고객들이 써서 내면 나중에 추첨을 하는 프로모션도 한다. 뽑힌 고객들게는 NBA의 스타들을 직접 1:1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을 맥도날드 가게 안으로 유인하기도 한다. 또 그랜트 힐(Grant Hill)같은 특정한 농구 스타를 발탁해서 지속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하며 광고모델로도 쓰고, 그 이미지를 여러 가지 프로모션 활동에도 이용한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맥도날드 배 전미 고등학교 농구대회를 22년전부터 개최하여 10대 고객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유명한 스포츠 행사에 대한 후원 말고 맥도날드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스포츠 마케팅 수단은 자동차 경주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1993년부터 NASCAR(National Association For Stock Car Auto Racing) 자동차 레이싱팀을 후원하고 있다. 특히 빌 엘리엇(Bill Elliot)은 맥도날드 NASCAR팀 경주자로 윈스턴 컵 우승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40여차례나 우승한 바 있는 선수이다. 지난 98년에도 NASCAR의 가장 인기있는 선수로 선정되어 맥도날드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꽤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맥도날드는 NASCAR의 공식 Drive-Thru이기도 하다. 맥도날드는 이밖에도 맥도날드배 여자 골프대회LPGA 챔피언십 토너맨트도 후원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를 펼치고 있다.
 

맥도날드는 자선단체인가?

        교육 부문은 맥도날드의 주 고객이 가족이라는 점에서 특히 공들이고 있는 영역인데, 매년 미국 전역에 걸쳐 400만불에 달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한다. 교육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학생에게 주는 종업원 장학금(National Employee’s Scholarship Program)이 있다. 이것은 맥도날드의 프랜차이즈와 직영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제도이다. 98년에도 미국 전역에서 선발된 50여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밖에 흑인이나 히스패닉에게 주는 장학금도 있다. 훌륭한 선생님들을 매년 선발해서 시상하는 교사상(Teacher Awards)도 있는데, 98년에는 폴 애담스(Paul Adams)라는 시카고의 한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수상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모션 활동 중에는 디즈니사와 함께 박물관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특히 지난 ’90년에 발견된 최대의 티라노사우르스 공룡화석의 전시실을 꾸며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에서는 여러 대학이나 교육기관과 함께 다양한 교육자료도 발간하여 부모들로부터 호감을 사려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자료들은 동물보호나 환경문제에 관한 것, 그리고 올바른 식생활 습관이나 학습태도에 관한 것들이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컴팩이나 AT&T와 함께 학부모를 위한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환경문제와 건강문제도 맥도날드가 각별히 신경 써서 공익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 영역이다. 맥도날드에서는 쓰레기 줄이기,열대우림 보호, 환경교육 등을 통해 환경보호 활동을 펼쳐왔음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지난 90년부터 맥도날드에서 레스토랑에 쓰는 재생용품을 위해 총 20억불 정도를 썼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환경보호 노력을 지구노력(Earth Efforts)이라고 명명하고 에코보이지(Eco Voyage)란 것을 통해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올바른 식생활과 비만 등에 관한 책자나 팜플렛 비디오 등 교육자료를 제작하여 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예방접종에 관심을 기울여 ‘건강한 삶을 위한 면역’이라는 프로그램에 5년간 후원하고 있다.
        그러면 맥도날드는 왜 이토록 사회 공익 활동에 공을 들이는가? 자선단체인가? 아니면, 미국 기업들은 정말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창업자의 유산으로 받들어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가? 최근 맥도날드와 관련한 신문기사 몇 가지만 살펴보자.
 

        지난 ‘98년 12월 15일자 로스엔젤레스 타임즈에는 맥도날드 회사측을 당혹하게 하는 조그만 가십 기사가 났다.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20마일 쯤 떨어진 린우드의 한 맥도날드 가게에서 일했던 17세 소녀가 맥도날드 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걸었던 것이다. ’97년 1월에, 당시 16세였던 이 소녀는 맥도날드 가게에 점원으로 일하려고 지원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지배인이 자기와 성관계를 가지면 채용하겠다고 해서 그에 응했고 채용됐다. 그런데 그 해 5월에 해고됐다. 지배인의 추가적인 성적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소녀의 주장이었다. 물론 그 지배인은 벌금형을 물었다.
 

    “우리는 그 소송 건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우리 가게에서 성희롱(sexual harassment)이란 있을 수 없다”
 

        맥도날드 사의 대변인은 이렇게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을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맥도날드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올 해1월 6일에는 네덜란드의 맥도날드 가게에 폭탄테러 위협이 가해 손님들이 혼비백산해서 모두 가게를 빠져나간 적이 있다. 네덜란드 경찰은 지구해방전선(Earth Liberation Front)이라는 호전적인 환경단체를 그 배후세력으로 지목했다. 동물을 학대한 죄로 맥도날드 사를 기소한 바 있는 그들은 맥도날드 회사가 남미 열대 우림(rain forest) 파괴의 원인제공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남미에서 맥도날드에 육류를 제공하기 위하여 소를 방목하면서, 엄청난 열대 우림 숲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폭탄테러 위협은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미국에서도 반맥도날드(anti-MCD) 팜플렛을 제작하고 인터넷 상에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 환경단체와 채식주의자들이 꽤 많다. 이를테면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추구하는 사람들(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Animals: PETA)’라는 단체의 지도자인 프리드리히(Bruch Friedrich)는 맥도날드를 “세계 최대의 소 도살자(the world’s biggest killer of cows)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전 이 PETA지도자는 맥도날드 사장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얼떨떨했다고 한다. 그 편지 속에는 당신도 우리의 소중한 고객이라는 내용과 함께 무료 빅맥 쿠폰이 담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맥도날드에 갈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맥도날드 사의 화해제스처를 일축했다.
 

        이런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맥도날드가 왜 그토록 흔히 공익 활동이라 부르는 사회 친화적 프로모션 활동에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맥도날드에 대한 미국 내의 시각은 곱지는 않다. 맥도날드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 풋을  쓰레기 같은 음식 (junk food ) 이라고 부르며 그러한 음식이 비만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아이들의 주의산만과 과잉활동성(hyper-activity)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쏟아내는 그 엄청난 1회 용품과 육류소비가 환경파괴와 동물학대로 귀결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열대우림 파괴의 주범이라며 폭탄테러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 따라서 종업원 장학금과 같은 교육분야, 환경문제, 건강문제야말로 맥도날드에게는 아킬레스건과 같이 뼈아픈 부분이다. 결국 그 많은 맥도날드의 공익 프로모션 활동은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감싸려는 전략적 대응의 다름 아니다.
 

맥도날드의 ’98년도 성적표

      맥도날드는 사실 지난 ’90년대 중반 마케팅전략상의 이러저러한 실책 때문에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가 ’97년부터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으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맥도날드가 침체기를 벗고 다시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된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제품의 포커스를 다시 아이들이 있는 가족에게 맞추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새로운 제품을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가장 기본적인 핵심고객을 잠시 등한시 했을 때는 고전을 했었다. ’98년에 ‘음식과 가족과 즐거움’이라는 컨셉트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감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Made For You’라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과 drive-thru 서비스도 더 빠르고 간편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맥도날드가 ’98년에 펼친 광고 캠페인과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들이다. 월트 디즈니 사와 연계한 프로모션 활동, 98 월드컵으로 대표되는 시기의 스포츠 마케팅, 그리고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한 공익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추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으로 맥도날드는 캠페인(Campaign) 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광고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 설명
 
 

<사진1> 맥도날드를 비롯한 미국의 슈퍼 브랜드들은 대부분 광고 뿐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프로모션 활동도 펼치고 있다.

<사진 2>  <3>  <4>  디즈니 만화영화 ‘A Bug’s Life’의 주요 캐릭터들. 맥도날드는 ’98년 디즈니와 제휴함으로써 이들 캐릭터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사진5>  세계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은 최대의 스포츠마케팅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맥도날드는 올림픽이나 월드컵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후원업체로써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6>  맥도날드는 NBA 공식 레스토랑으로 활발한 프로모션 활동을 펼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랜트 힐같은 스타 선수를 발탁 지원하여 자신들의 광고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진7> 맥도날드 카 레이싱팀의 경주자인 빌 엘리엇

<사진8>  맥도날드는 매년 종업원들과 히스패닉,흑인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교사들에게도 교사상을 수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98년도 종업원 장학금 수상자인 조지타운대학의 아멜리아 보레고(Amelia Borrego)

<사진9> 환경 및 건강에 관한 맥도날드의 교육자료들

<사진10> 교육,환경, 건강 문제같은 공익적 사회봉사활동에 맥도날드가 프로모션전략을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맥도날드 광고를 패로디한 반 맥도날드 진영의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