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후의 광고?

그러리라 짐작은 했지만 싱겁기 그지없다. 새 천년은 이 지구 상에 여러 번에 걸쳐서 왔다. 헌 천년은 마지막으로 말썽 한 번 부릴 것같더니만 그냥 조용히 가버렸다. 몇 달 전의 그날이나 다를 게 없다. 이로서 우리 세대는 (아니, 어쩌면 나 혼자만인지도 모르지만) 장미 빛 미래에 두 번 배신당했다. 이번의 새 천년 말고도, 그전에도 우리는 (아니, 어쩌면 나는) 80년대에 한 번 당한 경험이 있다. 70년대 내내, 희망찬 80년대만 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된다고 했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아마 국민학교 저학년 때였이리라. 신동우 화백이 팜플렛 형태로 그린 만화였는데, 80년대에 세계 각국에서 온 사절들이 우리에게 돈을 빌리려고 머리를 굽실 거리며 줄 서있는 그림이었다. 우리나라는 거만하게 앉아서 돈을 세며 그들에게 돈을 꿔 줄 것이라는 80년대 선진 한국의 모습. 하지만 80년대는 참혹한 피빛으로 열렸다. 새 천년의 장미빛은 더 화려했었지 아마? 어릴 때, 21세기가 되면 나는 정말 땅 밟지 않고 다닐 줄 알았다. 달나라로 주말 여행 다닐 줄 알았다. 그 많던 공상과학소설들 속에서 21세기는 언제나 그랬다. 물론 이제 21세기의 시작일 뿐이지만, 지금 나는 그냥 낡은 운동화에 흙 묻히면서 걸어다닌다. 지금은 분명 21세기인데…

<사진 1> 마침내 새 천년이 왔고 헌 천년은 갔다. 보통 때 시간의 흐름과 다르지 않게... 사진은 새 천년을 맞는 각국의 표정: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새천년을 맞은 뉴우질랜드 키리마티섬의 축하 행사 (왼쪽 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 (오른쪽 위), 뉴욕의 타임스퀘어 (왼쪽 아래), 그리고 이번으로 7번째의 밀레니움을 목격하게 되는 이집트 파라오 왕의 피라밋 (오른쪽 아래)

천년. 천년 전의 세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천년 후의 세상에 대해서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인간 문명의 발달 속도는 이제 미래가 과거를 압도하는 양상이다. 하물며 광고임에랴… 천년 후의 광고. 그건 정말 상상을 불허한다. 우리가 지난 1년간, 그렇게 천년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지만, 그건 사실 우리 상상력의 범위 밖이다. 그렇다면 한 세기는 어떨까? 100년 후의 광고라… 그건 조금 가능할 것도 같다. 하지만 역시 많은 부분은 SF적 공상에 가깝다. 10년 주기의 한 연대에 이를 때 비로소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과학적 예측이 될 수 있다. 1990년대와 비교해 볼 때, 향후 10년간인 2000년대의 광고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혹은 조금만 더 확장해서, 앞으로 20-30 년 후인 다음 세대의 광고는 어떤 모습일까? 여기까지가 아마도 인간의 상상력과 과학적 예측이 결합되면서 팽팽한 긴장감과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최대치가 될 것이다.
 

미국의 광고전문지 <에드 에이지>지는 바로 그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새 천년 광고의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에드 에이지>지는 이미 1999년 초에, 지난 20세기 100년 간의 광고를 총정리하는 <광고의 세기(The Advertising Century)>는 별책 특집호를 낸 바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빌 번박(Bill Bernbach)을 20세기 최대의 광고인으로 선정함으로써, 레오 버넷(Leo Burnett)을 20세기 최대의 광고인으로 선정한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광고적 안목에 대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새 천년을 맞이하기 직전인 1999년 말에 <에드 에이지>지는 다시 <다음 세기(The Next Century)>라는 별책 특집호를 내면서, 향후 100년간의 광고에 대해 전망을 시도했다. 비록 새 천년을 맞이하지만, 1000년은 아예 상대할 엄두도 못내고 100년의 한 세기와 씨름하지만, 실제로는 향후 10년 혹은 20-30년 후 광고의 미래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만큼 100년이란 시간도 인간이 씨름하기에는 벅찬 기간이다.

헤겔의 예언과 광고의 죽음

 새 천년의 광고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지난 20세기를 광고의 세기로 규정할 만큼 번성했던 광고가 과연 21세기에도 계속 그 영화를 누릴 것인가, 혹은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지 못하고 쇠락할 것인가? 21세기의 광고의 키워드는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첫번째 종류의 질문에 대해서 <에드 에이지> 특집호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에드 위크>지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이런 공상을 제안한다. 어느날 갑자기 어느 평범한 광고회사에 이상한 가스가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 가스를 마시는 순간 그 회사의 광고인들은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된 양 깊은 잠에 빠져든다. 하루, 이틀, 일 주일, 한 달, 1 년, 10년, 20년… 마침내 100년이 지난 2099년 쯤에 그들이 오랜 잠에서 깨었을 때, 광고 산업은 여전히 번창하고 있을까? 쉽게 말해서 그때도 여전히 그들은 광고로 밥 벌어 먹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본적으로 광고가 여러 사회 제도(institution) 중의 하나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광고는 고정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사회적 필요에 의해 생성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나의 제도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것은 신라시대의 골품 제도나 미국 정치에서의 선거 제도처럼, 광고도 현대 사회에서 학교나 결혼, 예술, 종교, 시장, 감옥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제도라고 보는 관점이다. 비록 광고의 역사가 도망간 노예를 찾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공고문에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두루 아는 바와 같이 우리가 오늘날 말하는 이러한 광고라는 제도는 자본주의 체제를 배경으로 생성된 것이다.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체제를 토대로 형성된 광고는 대략 19세기말 20세기 초에 광고주-대행사-매체사의 3각 축을 형성함으로써 현대적 광고의 꼴을 갖춘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특히 20세기에 번창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의 발달이다.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대중적인 신문 잡지의 범람은 물론, 특히 20세기 초/중/후반을 강타한 라디오와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은 광고를 가장 강력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만들었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21세기에도 광고는 여전히 번성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왜냐하면, 최근 인터넷이라고 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등장으로 광고가 환골탈태하면서 또 다른 번영을 구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20세기 내내 자본주의를 견제했던 사회주의 경제 체제도 몰락하여, 이제 자본주의가 역사상 최고 최후의 유일한 대안인 양 부르는 그 승전가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 이 21세기의 벽두에 광고의 미래는 당연히 장미빛으로 보일 것이다. 


 
<사진 2> 21세기에도 광고는 여전히 번창할 것인가? 특히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의 발달로 광고가 어느 정도까지는 발달하겠지만, 테크놀러지가 고도화되면 오히려 광고의 쇠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반대로 21세기에 광고는 쇠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우선, 광고의 물적토대를 이루는 자본주의가 과연 21세기 내내 그 어떠한 견제세력 없이 태평성대를 구가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의 급속한 발달이 오히려 광고의 종언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20세기에 테크놀러지의 급격한 발달이 궁극적으로는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촉진했던 것과 비슷하다. (이를테면 통일 전 동독과 서독의 방송 교류가 베를린 장벽 붕괴의 먼 원인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라.) 특히 인터넷의 기술적 진화는 광고의 미래에 예기치 않은 복병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의 놀라운 발달이 20세기에는 광고의 번영을 촉진했지만, 그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는 21세기에는 오히려 광고를 불필요하게 만들 수도 있다. 왜 그런가? 우선 광고는 인적판매 같은 프로모션 수단과 달리, 대중매체를 통해 상품정보 및 기업의 설득 의도를 많은 소비자들에게 일시에 전달하는 비대인적인 매스커뮤니케이션의 한 형태이다. 라디오나 텔레비전 같은 기존 매체는 이러한 목적에 잘 부합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 혹은 브로드캐스팅 (broadcasting: 방송)이었다. 반면에 인터넷 등의 쌍방형 온라인 매체는 상대적으로 인터퍼스널(inter-personal) 커뮤니케이션이고 내로우캐스팅 (narrowcasting) 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방식의 광고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가 더욱 고도화되면 어떻게 될까? 소비자들이 더 이상 복잡한 구매 의사결정 과정을 겪을 필요가 없다. 당연히 광고를 볼 필요도 없다. 결국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21세기에 광고는 종언을 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하지만 광고를 너무 정보전달이라는 측면에서만 본 결과라 할 수 있다. 광고를 상품정보의 전달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인터넷 같은 정보 추구형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고도로 발전하면 종국적으로 광고가 불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 광고의 죽음에 대한 견해는 그 옛날 헤겔이란 대철학자가 예언한 예술의 죽음이란 테마와 비슷하다. 헤겔에 의하면 고대는 예술의 시대였고, 중세는 종교의 시대였고, 헤겔이 살던 당시 근대는 철학의 시대라는 것이다. 예술은 고대 희랍 시대에 절정을 이루면서 그 역사적 소임을 다했으므로, 이제 종교와 함께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헤겔의 이러한 예언은 말할 것도 없이 예술을 진리(헤겔에게 있어서는 절대정신)의 전달이란 측면에서만 본 결과였다. 예술을 절대정신이 감각적으로 현현하는 것으로 보니까 철학에 비해 열등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상품 정보의 설득적 제공이라는 광고의 고전적 역할만을 강조할 때 21세기 광고의 운명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는 점점 정보적 측면과 오락적 측면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진 3>  폭스바겐 타임머신, 돼지머리 없는 돼지, 같이 입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옷 등.... 21세기에 나옴직한 기발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상상력을 풀어놓은 광고들. 
 

새 천년 광고의 키워드, 통합
 
여기에서 광고의 큰 흐름이 감지되면서 두 번째 질문이 제기된다. 21세기의 광고의 키워드는 무엇이고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나는 그것을 나름대로 통합 (convergence)이라고 보고 싶다. 통합의 큰 흐름은 다음의 세 가지 분야에서 전개될 것이다. 첫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매체 분야에서의 통합이다. 1990년대부터 불어 닥친 인터넷 광풍은 정보의 바다라는 정보적 차원에서 이제 바야흐로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광고의 발달로 상업적 영역으로 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미 1999년에는 닷컴광기 (dot-com frenzy: 인터넷상의 많은 기업들의 확장자명이 .com으로 끝난다고 해서 닷컴이라 부른다)라 불리어질 정도로 상업적 영역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1세기에도 상당 기간 동안은 이러한 인터넷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니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혹자는 아직까지도 인터넷 분야에서의 진짜 아마겟돈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전초전 혹은 소규모 국지전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보고 있다. 고만고만한 수준의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망했다가 하는 과정을 몇 번 더 거친 후에야 인터넷의 진정한 강자가 드러날 것이며 진짜 싸움은 그때부터라는 것이다. 문제는 매체분야에서의 이러한 급격한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통합이라고 보여진다. 즉, 인터넷이 급격히 발달한다고 해서 잡지나 텔레비전 등 기존의 매체가 소멸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마치 텔레비전전이 등장했다고 해서 신문이나 라디오 매체가 소멸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활로를 모색했던 것처럼… 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매체가 옛날만큼 광고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은 사실이며, 그전 점에서 이들 매체들은 하나로 통합 내지는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기타 매체가 수렴되듯이, 21세기에는 인터넷이 아무래도 중심적인 지위를 점하면서 기타의 기존 매체들이 인터넷으로 수렴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여기서 매체의 통합이라는 것으로 꼭 기술적인 의미에서 하나의 포괄적인 물질적 매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용자입장에서 주관적인 매체 경험의 통합 수렴을 뜻하는 것으로, 인터넷이 가장 핵심적인 매체 경험을 형성하면서 여타의 매체가 이를 보완하는 형식이 된다는 것이다.
 

매체 분야의 통합화 현상은 광고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구성하는 메시지 혹은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의 통합화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그것은 광고의  정보적 측면과 오락적 측면의 통합, 혹은 마케팅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의 통합화를 촉구한다. 돈 슐츠  교수에 따르면 광고는 지난 50년 전부터 정보원으로써의 중요성을 조금씩 상실해 왔다. 50년 전만해도 광고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가장 효율적인 상품 정보원이었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자사의 상품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파하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굳이 광고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상품정보를 아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본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광고를 단순한 정보원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광고표현이 갖는 연예 오락적 측면을 그 자체로 즐기게 되었고, 기업 입장에서도 설득적 효과를 위해서 그러한 측면을 강화하면서 나갔다. 광고가 점점 마케팅 뿐 아니라 문화와 관련될 것이라는 예측은 대부분의 보통 미국인들도 공감하는 것이다. 1999년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86%는 광고가 점점 문화의 주류에서 중심적 위치를 점해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81%는 유머나 즐거움을 강조하는 광고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요나 영화처럼 연예 오락 산업의 한 분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에 대해 젊은 층일수록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넓은 의미에서의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깊고 광범위한 차원에서 가속화되리라 보인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광고 마케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관리 전략과 닿아 있다. 왜냐하면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기본적으로 마케터는 광고 뿐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접점을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위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표적시장을 정확하게 추출해내고, 광고 뿐 아니라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이 전략은 브랜드와 소비자를 360도 전방위로 완전 포위하여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야무진 의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사실 이러한 전략은 당위적인 구두선에 그친 경향이 있었다. 왜냐하면 이 전략은 소비자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 베이스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좀더 인터퍼스널한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가 발달함에 따라 이러한 통합전략은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전략의 실현에 있어서 소비자를 브랜드와 더욱 강하게 연계시킴으로써 브랜드와 소비자의 통합이 촉진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와 스스로에 대해 직접 마케터의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소비자와 마케터의 통합도 촉진될 것이다. 


     

 <사진 4> 21세기의 광고는 정보와 오락의 통합, 마케팅과 문화의 통합 뿐 아니라 브랜드 관리전략에 있어서도 브랜드와 소비자의 통합, 소비자와 마케터의 통합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에드 에이지>가 21세기에도 살아남을 대표 브랜드  21 가지 중에 뽑힌 브랜드들. 왼쪽부터 스포츠화 Adidas, 인터넷 사이트 E-Trade, 그리고 여성용 속옷 브랜드인 Victoria's secrete.
 

 단 한치 앞의 제 운명을 내다보지 못하면서도 천 년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람이다. 새 천년을 맞이하여 과연 21세기에 광고가 얼마나 번성할 것이며,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 미국 광고계를 중심으로 전망해 보았다. 지난 20세기 100년간 광고가 보여준 발전을 생각하면 향후 21 세기100년간에도 광고는 엄청난 변화와 비약적 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이 변활 것 같지도 않다. 어떤 의미에서 광고의 기본 골격은 19말에 그 형태를 갖춘 후, 20세기 내내 별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등장과 쇠퇴를 직접 목격하며 반 세기 가까이 광고업에 종사해온 제임스 웹 영(James Webb Young)에게 그 동안 광고가 얼마나 변화했는가를 물었을 때, 그는 짧게 대답했다.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100년 후의 광고도 어쩌면 지금이랑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광고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일 지 모른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를 배신했던 미래는 현재와 괴리된 채 장미 빛으로 채색된 미래였지 미래 그 자체는 아니었다. 현재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미래는 그저 현재의 연장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