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막 온라인 주식거래를 시작한 사람들은 보통의 투자자들보다는 많은 수익을 올리지만(어느 정도는 싼 수수료와 운 때문이라고 말할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들이 온라인 트레이딩 회사를 바꿀 정도가 되면 그들의 수익률은 평균치를 훨씬 밑돈다는 사실도 그의 분석결과 중의 하나입니다.
고상한 수학적 모델링이 지배하는 경제학계에서 그는 다소 튀는 존재입니다. 그의 경력은 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지도 모릅니다. 한번 소개해 보겠습니다.
Odean이 경제학자의 타이틀을 얻기까지는 49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젊은 시절 한때 사제가 되려고 수도원에 들어갔다가 3년만에 그만두고 유럽을 히치 하이킹으로 누비기도 했습니다. 17살에 대학에 들어갔다가 스무살에 때려치우고 보험계리인이 되려다가 3일만에 그만두고 뉴욕 맨하탄에서 택시 운전사가 된적도 있습니다.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다가 나이 30에 정신차리고 돈 좀 벌려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로그래밍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동료와 우연히 한 화장품 회사의 주식 가격과 금 시세와의 재미있는 상관관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만약에 한 회사의 주가와 또 다른 주가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면 또는 주가와 다른 무엇과 숨어있는 상관관계의 공식을 발견할 수 있다면..(떼돈 벌겠군!) 하는 원대하고 황당한 야망을 품고 학문의 기초를 한번 닦아 볼려고, 머리 좋고 집안 좋은 사람들이 석박사 다 끝나고 포스트 닥터도 끝나서 안정된 직장에서 터닦아서 잘 나가는 나이인 서른 일곱 살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잘나가던 직장일 때려치우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갑니다. 음, 이쯤되면 남들 보기에 황당하고 무모하고 안타까운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는 UC Berkley에서 통계학 학위를 받고 황당한 그 꿈을 버리지 못하고 소위 Behavioral finance-행태 재정학?-에 관심을 갖고 개인의 감정이 투자 행위 결정과 효과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게 됩니다. 나이 서른 아홉에 Odean은 Berkely 경영대학원에 박사과정 학생으로 입학하게 됩니다.
1980년대의 Behavioral finance 는 투자자들의 투자행위가 주어지는 정보에 대해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고 실제로는 정보에 과민한 감정적 반응이 비이성적인 투자행위를 결정한다는 몇몇 연구결과를 사례를 통해 입증하고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연구는 겨우 수십건의 케이스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대단치 않게 여기고 있었다고 합니다. Odean은 이런 분야의 연구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투자기록을 모두 왕창 사그리 다 모아서 무식하게 분석하는 것이라는 원칙적이고 기발할 것 없지만 누구도 해본적이 없는 일을 해보기로 합니다. 역시 늦깎이의 저력은 단순하지만 집요하고 포기하지 않는 평범함에 있다고 다시 한번 느껴지는 눈물겨운 대목입니다. 그는 여러 온라인 주식 거래 회사들에 편지를 집요하게 보내다가 결국 한 회사에서 약 78,000계좌의 데이타베이스를 연구자료로 제공받기로 합니다. 그는 1997년에 논문을 발표합니다. 방대한 데이터에 근거한 그의 연구논문은 저명한 경제 학술지에 주르룩 실리게 되고 그는 많은 대학들에서 교수직을 제안받게 됩니다. 예일, 노스웨스턴 등등. 하지만 그는 멀지 않은 UC, Davis 의 교수직을 수락하게 됩니다. 그는 현재 인터넷 커머스, 온라인 트레이딩 등의 화두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잘 나가는 경제학자가 되었습니다. 나이 마흔 아홉에 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꿈이 있습니까? 꿈이 있는 사람에게 그 다음에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소신과 무모의 차이를 한번 생각해볼만도 합니다. 하고 싶은 일 하겠다고 주위 사람 만류해도 고집부려서 해서 잘 되면 소신이고 안되면 무모라는 결과주의적인 얘기도 있긴 합니다만 무슨 일이든 리스크 없이 되는 일은 없는 법입니다. 1999년이 저물고 2천년의 새날이 시작되는 즈음에 글한번 올려봤습니다.
Reference: US News & World Report 99년 9월 13일자
